주식시장이 2021년 고점을 기록하고 하락한 이후 회복을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과연 회복할 수 있는 것일까? 회복을 한다면 언제 다시 2021년에 보았던 수치를 볼 수 있을까?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시장에 엄청나게 많은 돈이 풀렸다. 은행은 제로금리 정책을 사용하였으며, 정부는 부채를 조달하여 가게의 지갑에 돈을 직접 넣어주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 1년이 지나고, 소비를 시작한 가게의 수요가 급증하였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수요는 증가하였는데,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은 자국을 봉쇄하였고,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으며, 마지막 결정타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곡물가격과 에너지가격까지 급등하였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은 부족한 상황에서 당연히 가격은 급등하였고, 이는 40년만에 높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이라고 장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으므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미국연방준비은행은 이에 대하여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이라 판단하여, 금리 인상 정책을 늦게 실행하였으며, 인플레이션 수치는 더 높아져갔다.
결국, 미국연방준비은행에서는 2022년 정책을 수정하여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는 방법은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맞는 것처럼, 40년만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도 인플레이션은 잡을 수 없었다.
인플레이션발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그동안 시중에 풀려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자금이 빠르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자산시장이던 주식시장, 채권시장, 부동산시장에 들어있던 돈이 모두 흡수되면서 모든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한, 미국연방준비은행은 2023년 2월 현재까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잡힐 것 같던 인플레이션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최근에 발표된 PCE 지표나, 3월에 발표될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보면, 그동안 하락하던 인플레이션 추세도 잠시 주춤하고 정체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플레이션은 잡히지 않을 것인가? 그렇다면 금리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자산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 나도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있고, 많은 사람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돈은 같은 기간에 가장 많은 수익률을 줄 수 있는 상품을 기가 막히게 찾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높은 금리는 금리연동 상품들의 매력을 높이게 된다. 그렇다면, 자산시장에 있던 돈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1년의 시간이 지나갔을 때, 어느 자산에 돈을 넣어놓아야 가장 수익률이 좋을까?
주식의 수익률은 보통 PER의 역순으로 생각한다. 지금 미국 나스닥의 PER은 20 수준이며, 수익률로 계산하면 1/20 = 5%가 된다. 주식은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금리연동 상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 줄 때 매력적인 상품이 된다. 하지만, 지금 인기 있는 기술주들이 포함된 나스닥의 수익률이 5%라면, 금리연동 상품보다 매력적이다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금 채권시장만 바라보아도, 우량한 채권들의 4~5% 수익률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돈의 입장에서 금리가 높은 현재 당연히 채권에 들어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금리인상 시기엔 채권가격도 떨어진다. 왜냐하면, 기존에 수익률 5%로 발행된 채권이 있으면, 한달만 기다려도 수익률 5.5% 채권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기존에 수익률 5%로 발행된 채권은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부동산시장도 동일하다. 부동산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여 가격 그 자체는 평균 연 3% 수익률을 생각하지만, 3%보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 레버리지가 쉬운 시장이기 때문에 보통은 대출을 끼고 투자를 많이 한다. 하지만, 현재 대출이자가 높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이용한다고 해도, 좋은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변동성 위험도 있으면서 5% 수익률 밖에 안되는 나스닥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인가?
금리인상 시기에 미국시장은 2022년 10월에 저점을 기록하고, 2023년 2월까지 반등을 시작해서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이다. 이것은 일시적인 반등일 뿐이며, 탈출 기회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이제 다시 상승장 시작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냐하면 40년 전 인플레이션 때 주식시장은 엄청나게 많이 떨어졌으며, 지금 시기에도 더 떨어져야 한다는 논리가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인플레이션 때 저점을 기록하고 반등할 때는 엄청난 반등을 보여준 것을 생각하면 수익률을 놓칠 것 같은 불안함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2022년 10월에 주식이 많이 싸졌다 생각해서 매수하기 좋겠다라고 생각했으며,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정말 이제 인플레이션이 끝난 것일까?라고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월과 3월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생각보다 높게 나오면서, 현재 6%대 인플레이션 수준에서 내려가는 것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힘들겠다는 생각은 가게와 기업, 경제 전반적으로 고통을 동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운동을 할 때, 250g의 무게를 들고 있다가, 갑자기 4Kg, 5kg를 들고 있으라고 하면 잠깐은 들고 있을 수 있다. 아직 체력이 팔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5kg 무게라도 계속 들고 있으라고 하면 팔이 점점 저려오고,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물론, 체력이 좋고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한 사람들은 오랫동안 들고 있어도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평소에 체력관리를 하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한테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무리가 온다.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것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부채를 줄이고, 현금을 많이 쌓고 재정관리를 잘해온 기업이나 가게들은 오랫동안 버틸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이나 가게들은 힘들어질 것이다. 이는 곧 경제를 힘들게 할 것이다.
주식의 가격도 똑같을 것이다. 현재 5%대 나스닥 수익률은 인플레이션이 이제 곧 끝날 것이고, 1년도 안되서 금리를 낮출 것이기 때문에 매력적이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금리가 더 올라가고 높은 금리가 1년 이상 유지된다면 5% 수익률을 매력적이게 생각하는 돈은 많이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나도 인플레이션이 꺾일 것이라 희망을 품고 있었던 것처럼 미래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수도 있으며, 중국이 봉쇄정책을 완화한 것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세계 공급망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글은 장황하게 썼지만,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기업에 대한 가치와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스닥 수익률 5%를 예로 들었지만, 좋은 실적을 내면서 높은 금리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는 회사는 지금도 있을 것이다. 그런 기업이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PER까지 낮아진다면, 인플레이션이 끝났을 때 아주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그런 기업들을 찾아서, 적절한 가격에 충분히 매수해 놓고 인플레이션이 끝나길 기다리는 것이다.
2023년 실적이 좋은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많이 사놓는다면, 시간은 우리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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